세월이 흘러 유학이 해외취업으로 변하고, 이민으로 또 변했다.
어려서 영국에서 부모님과 지냈던 나는, 집안 사정으로 갑작스레 귀국을 하게 되면서 전형적인 한국 사회 부적응자가 되었다. 입으론 언어가 나오지만 머리론 이해가 되지 않는 문화 속에서 학창 시절 늘 탈출을 꿈꾸다 대학생이 되고선 미국, 중국, 홍콩, 그리고 캐나다까지 와서 이제서야 내 나라를 찾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게 된 일은 천직이라 볼 수 있고 이른 퇴근시간이 보장되는 것을 이용해 다양한 취미도 하고 있지만, 부모님이 여기 계셨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늘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는다. 부모님 영주권 신청을 넣긴 했는데 처리 속도는 탈진한 거북이가 의지 없이 기어가는 수준이며, 부모님도 마음이 오락가락하신다. 역시 은퇴한 분들께는 뭐든 가깝고 인건비 저렴한 서울 생활이 편하실테지.
18세부터 쭉 외국에서 지낸 나는 운전면허 취득, 첫 정규직 취업, 첫 차 구입, 첫 집 마련의 기쁨 같은 것들을 전혀 부모님과 함께 하지 못했다. 그리고 (다행히 구글신의 힘으로 많은 것이 해결이 되지만) 그런 것들에 대해 부모님이 제대로 조언해 주시거나 이해를 바탕으로 공감해 주시지 못하는 것도 참 답답해하신다. "한국이었더라면..."으로 시작되는 아쉬움에 가득 찬 대화는 "네가 알아서 잘 하겠지만..."으로 끝나며 많은 감정의 응어리를 남긴다.
외동딸인데도 곁에 있어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다. 하지만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는 그 어떠한 미래를 택하건 남을 것이다. 안식년에는 그래도 한국에서 지내도록 해봐야겠다.
The Road Not Taken
BY Robert Frost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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