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로 오자마자 룸렌트에 살며 쓰기 위해 전자렌지를 샀었다.
무슨 이유인진 몰라도 1년 정도 지나 고장 나버렸는데, 정말 저렴이 제품이라 수리할 생각까진 안 하고 그냥 버렸지.
그때는 차가 없어서 하나 다시 살까 생각을 하니 들고 올 길이 까마득해 그냥 없이 살아보기로 했다. (토론토에선 아마존 프라임 배송 서비스가 시작되기 전이었고, 룸렌트다보니 집주인님 받아놓아주십사~하고 부피 큰 걸 주문하기도 애매했다.)
전자렌지 없이 살아보니 좋은 점은:
1. 인스턴트 냉동식품을 거의 사지 않게 되었다.
냉동 만두나 라자냐 같은 것들을 은근히 먹어댔었는데, 오븐이나 후라이팬을 쓸 생각을 하니 귀찮아서 안 사게 되었다. 돈 굳음...!
2. 충동적으로 뭘 해 먹는 일이 줄어들었다.
치즈를 좋아하는 나에게 전자렌지는 뭐든 고칼로리로 후딱 만들어주는 좋은(나쁜?) 도구였다.
브로콜리? 노 프라블럼... 쨔잔 브로콜리 & 녹인 치즈! 나초가 있다고요? 치즈 듬뿍 녹여서 살사 올린 나초칩...!
3. 되도록이면 그때그때 먹을 만큼만 주문하거나 만들게 되었다.
전자렌지에 재빠르게 데워서 다시 먹으면 된다는 장점이 없어져 버리니 잔뜩 배달시켜 두세끼 먹는 일이 드물어졌다.
(밀프랩의 경우엔 직장 주방에 전자렌지가 있어서 냉동해놓긴 했다...)
하지만 지난 주에 드!디!어! 다시 전자렌지를 샀고...
진작 살 껄! 이렇게 좋은 것을!! 하며 문명의 혜택을 누리는 중이다.
괜히 버티지 말자. 잘 샀다.
키토하며 살을 잘 뺀 이유 중 하나가 전자렌지가 없어서 괜히 뭐 후딱 해 먹기 어렵단 점 같기도 한데 (특히 전자렌지 머그컵 베이킹은 미친 칼로리다), 전자렌지가 생긴 후에도 그동안 들인 좋은 습관들을 유지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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